군포성당 이야기

[스크랩] 저는 몇 살까지 살면 되나요?

당동 아저씨-珍岩 2008. 10. 31. 09:51
      “어머니, 이제 저는 몇 살까지 살면 되나요?” 저의 모친 생전의 일입니다. 하루는 어머니의 갑작스런 호출을 받고 황급히 달려갔습니다. 어머니는 뜻밖의 질문을 저에게 던지셨습니다. “신부는 몇 살까지 살 거야?” “그것은 하느님 마음이지요.” 하고 저는 대답했습니다. 그러자 어머니는 대뜸 “65살까지만 살아라.” 하시는 것이었습니다. 그리고 한 달 후에 어머니는 하느님 품으로 가셨습니다. 어머니는 왜 유언처럼 이런 말씀을 저에게 남겨주셨을까?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. “자손도 없는데 나이 먹고 병들어 고생하면서 오래 사느니 차라리 일찍 하늘나라에 와서 함께 살자”는 어머니의 사랑의 마음임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. 나이 60이 되면서 저는 또 생각해 보았습니다. 사람의 명은 하느님께 달려 있지만 틀림없이 천국에 계실 어머니께서는 제가 천당 갈 준비 잘하고 있다가 65세가 되면 부르실 거란 생각이었습니다. 그리고 ‘천당 가는 5개년 계획, 3개년 계획, 1년 계획’ 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준비해 보았습니다. 이제 65세도 지났습니다. 하루하루가 덤으로 주어지는 삶 같아 매일 아침 감사의 기도를 바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. 그런데 어느 순간 ‘죽음에 대한 생각’이나 ‘천당 가는 계획’은 내 삶속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. 열심히 운동하고, 건강에 이로운 것 먹고 그리고 건강검진 자주 받으면서 살면, 죽음을 멀리 보낼 수 있는 것처럼 더 오래 살기 위한 집착에 빠져 있는 자신을 보면서 한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. 의술이 발전하고 평균수명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지만 “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.”(마태 25,13).는 주님의 말씀은 오늘도 변하지 않는 진리임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봅니다. “어머니, 이제 저는 몇 살까지 살면 되나요? 가르쳐 주세요.” 전주교구 유장훈(요셉) 몬시뇰
출처 : 저는 몇 살까지 살면 되나요?
글쓴이 : stiv 원글보기
메모 : 주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어 감사합니다.